“어쩐지”… 유독 맛있던 기내식 '비빔밥', 알고 보니 놀라운 비밀 있었다
비행기 기내식 비빔밥 자료사진. [shutterstock] /김태성 기자 ©위키트리
비행기는 낯선 세계로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와 같다. 하늘을 나는 순간, 여행객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꿈꾸던 장소로 향하는 설렘을 느낀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여행의 특별함을 더해준다. 특히 비행기에서 먹는 '비빔밥'은 단순한 한 그릇의 음식이 아니다. 이 한 끼가 여행의 기억을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준다.
◆기내식 비빔밥, 유독 맛있게 느껴진 이유
비행기를 타면 기내식의 맛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기내식 자체가 맛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행 중 환경이 몸에 미치는 영향 때문인데, 고도가 높아지면 기압이 낮아지고, 기내는 건조하며 소음과 진동이 가득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각과 후각, 소화기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특히 단맛과 짠맛을 느끼는 감각세포의 능력이 저하된다. 짠맛과 단맛을 느끼는 감각이 약 30%까지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항공사들은 기내식의 간을 조금 더 세게 한다. 상대적으로 매운맛을 느끼는 감각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기내식에서 매운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의 기내식 판매 순위를 보면 매콤한 고추장이 들어간 비빔밥 메뉴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진에어의 '승무원용 비빔밥', 에어부산의 '비빔밥', 제주항공의 '오색비빔밥', 티웨이항공의 '건강 가득 비빔밥', 이스타항공의 '전통비빔밥' 등이 각 항공사의 인기 기내식 1~3위를 기록했다.
K드라마와 K무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매운맛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국 배우들이 떡볶이, 라면, 김치를 먹고 매워하는 장면은 자연스럽게 현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비빔밥'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 음식 부문 검색 1위, 바로 ‘비빔밥’
비빔밥이 구글 음식 검색어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구글은 2023년 12월 12일, 국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11월 27일까지의 검색 데이터를 활용했다.
구글의 검색어 분석은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뉘어 진행됐다. 카테고리는 국내 뉴스, 해외 뉴스, 스포츠 뉴스, 영화, K-콘텐츠, K-POP 노래, 게임, 레시피, 뜻 검색 등 총 9가지로 구성됐다. 특히 레시피 부문에서 비빔밥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비빔밥은 기내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매년 300만 개 이상이 제공되어 그 인기가 높다. 기내식 도입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비빔밥은 지구촌 곳곳에서 사랑받기 시작했다.
2023년 9월 첫 주, 비빔밥의 검색량이 전월 대비 80%가량 증가한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인도,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고, 스웨덴에서도 비슷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비빔밥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빔밥은 국내 레시피 검색 순위에서는 높은 순위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마늘 장아찌, 굴무침, 무생채, 파김치, 수육 등 다른 한식 메뉴들은 많은 검색량을 기록했다.
◆항공업계, 차별화된 기내식으로 고객을 사로잡다
최근 항공사들은 기내식 신메뉴로 K푸드의 매운맛을 선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불닭소스를 활용한 '불닭 가라아게동'과 '불닭 자이언트 핫도그'를 국제선 사전 주문 기내식으로 출시했다. 제주항공 측은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불닭소스를 기내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
에어부산은 부산의 유명 맛집 '유가솜씨'와 협업하여 '유가솜씨 닭갈비'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이 메뉴는 매콤한 닭갈비와 계란 볶음밥으로 구성되어 있어 많은 고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에어서울은 정호영 셰프의 특제 양념장을 사용한 '김치비빔우동'을 기내 메뉴에 추가했다. 이 매콤한 우동은 한국인의 입맛을 저격하고 있다.
항공사 한 관계자는 "저비용 항공사는 기내식을 유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맛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에 K푸드의 인기를 반영한 매운맛 기내식이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