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 성공률 90%”… 담배꽁초 줍는 강아지 정체
놀이터에서 담배꽁초를 수거 중인 베로. /이탈리아기술원
이탈리아에서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기능을 갖춘 ‘로봇 개’가 개발됐다. 계단이나 산 같은 경사 지형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게 가능해 수거 성공률 약 90%인 것으로 조사됐다.
1일(현지 시각)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테크전문지 IEEE스펙트럼에 따르면, 이탈리아기술원 연구팀은 최근 사족 보행 로봇과 진공청소기를 결합한 로봇 개 ‘베로’(VERO)를 개발했다.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담배꽁초를 발견하면 다가가 청소기 호스로 이를 빨아들이는 방식이다.
이탈리아기술원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베로는 마치 실제 강아지처럼 걸어 다니다 담배꽁초를 발견하면 다가가 이를 제거했다.
각 다리마다 달린 호스는 쓰레기를 빨아들이는 데 용이할 뿐만 아니라,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실제로 베로는 자갈이 빼곡한 바닥이나, 계단처럼 경사가 있는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놀이터 등 장애물이 많은 구역에서도 담배꽁초만 콕 집어냈다.
기존에도 쓰레기를 청소하는 로봇은 존재했지만, 주로 바퀴에 의존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베로는 평지, 바닷가, 계단 등 6곳의 야외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정확하게 담배꽁초만을 인식해 제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베로의 담배꽁초 수거 성공률은 약 90%였다.
필요에 따라선 호스 대신 아예 다른 기능을 다리에 적용할 수 있다. 다리가 4개이기 때문에 각 다리별로 다른 역할을 하는 기기를 접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양한 종류의 씨앗을 심거나, 못 등을 박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IEEE스펙트럼은 보도했다.
박선민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