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파파 - 할아버지의 육아 삼매경

할파파는 할아버지와 파파를 합친 말로 손주의 육아를 맡은 할아버지를 지칭한다. 최근 코로나19로 등교가 중단되며 맞벌이하는 자녀와 며느리, 사위를 대신해 손주를 보는 할파파와 할맘(할머니+mom)이 늘어나고 있다. 일러스트 = 오성수 기자
16세기 조선 중종 시대 관료였던 이문건은 일찍이 자식들을 천연두와 역병으로 잃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둘째 아들을 애지중지 키웠다. 하지만 어려서 앓은 열병의 후유증으로 정상생활이 불가능한 둘째는 이문건의 노력에도 공부를 통한 입신양명이 어려운 상태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당파싸움에 휘말려 유배길에 올라야했던 그에게 어느 날 반가운 소식이 찾아들었다. 아들이 손자를 낳은 것이다. 58세 때 안은 2대 독자 손자는 그에게 유일한 삶의 낙이자 희망이 됐다. 그는 손자의 성장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아이의 첫 뒤집기와 걸음마, 첫 이가 나는 모습 등 모든 과정을 상세히 기록했다. 그는 “오직 손자 아이 노는 것을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손자의 습좌(앉는 법을 배우는 것), 생치(이가 생기는 것), 포복(기어가는 것) 등의 짧은 글을 기록하여 애지중지 귀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 아이가 장성하여 이것을 보면 글로나마 아마도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이다.”며 손자에 대한 애틋한 육아일기 ‘양아록(養兒錄)’를 남겼다.
할파파는 할아버지와 파파를 합친 말로 손주의 육아를 맡은 할아버지를 지칭한다. 최근 코로나19로 등교가 중단되며 맞벌이하는 자녀와 며느리, 사위를 대신해 손주를 보는 할파파와 할맘(할머니+mom)이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육아정책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2018년 보육 실태 조사'(2533가구)에 따르면, 아이 부모를 도와 가정에서 영유아를 돌보는 사람 10명 중 8명(83.6%)이 조부모로 조사됐다. 통상 황혼육아의 평균 시간은 주 5일, 주 47시간 이상으로, 코로나19로 가정보육이 일반화 되면서 육아 시간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노동시간보다 더 가혹한 황혼육아로 할파파와 할맘은 척추 및 팔다리 통증과 우울증 등 ‘손주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질병 통계가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혈연 양육이 무급 노동으로 이뤄져 공허감과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만큼, 적은 돈이라도 보상을 받고 일정 시간 혼자만의 활동을 가지며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