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운동 기피, 우울… 악순환 어찌 끊을까?
'운동공포증' 늘어… '회원권' 대신 '생활 운동' 늘려야
운동을 오래 쉴수록 무력감이 생겨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 어려워진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을 위해 4년간 꾸준히 헬스장을 찾아 운동해왔던 30대 여성 안모씨는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운동을 멈추게 됐다. 집에서라도 운동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던 안씨는 1년 후 다시 헬스장을 찾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헬스장에 갈 생각만 하면 두려워지고, 운동을 하기 위한 동기부여도 잘 되지 않았다. 남들은 운동하면 기운이 난다는데, 안씨는 운동을 하면 오히려 힘이 빠졌다. 무기력해서 운동을 가지 못하고, 운동하지 못해서 더 무기력해지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최근 주변에서 안씨와 같은 사례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9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성인남녀의 1주일 평균 운동 시간은 4.9시간에서 1.9시간으로 3시간이나 줄었으며, 이로 인해 평균 체중도 5.8kg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45%가 "코로나19 이후 운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 중 44%는 의욕 부족을 이유로, 다른 35%는 자신감 부족을 이유로 운동을 다시 시작하기 어렵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운동을 장기간 쉬게 되자, '운동 공포증'이 생겨난 것이다.
운동을 오래 쉴수록 운동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 쉽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위해 근육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일상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근육도 많다. 운동을 통해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근육량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근육 자체가 위축되면서 점점 사용하기 어려운 형태로 바뀐다.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이규훈 교수는 "운동을 오랫동안 하지 않으면 근육이 위축되는데, 이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전과 같은 강도로 운동하기까지는 충분한 인내와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운동을 하지 않아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 분비가 적어진 것도 문제다. 운동은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해 우울감, 무력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운동이 최고의 우울증 치료약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꾸준히 운동하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전혀 하지 않게 되면 긍정적인 기분을 가져다주는 호르몬은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무력감에 사로잡히고, 운동을 다시 시작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규훈 교수는 "운동을 중단하면 단순히 신체적 건강 악화를 넘어 정신 건강까지 악화될 수 있고, 이는 서로 영향을 미치며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저하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규훈 교수를 찾는 환자 중에는 꾸준히 운동하며 뇌경색 후유증을 치료하던 중, 코로나로 인해 운동을 갑자기 중단하게 되자 우울감을 느끼고 이내 휠체어를 타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경우도 있다. 실제 서울사이버대 보건의학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력운동 하지 않는 사람은 근력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보다 스트레스가 많았다.
운동을 오랫동안 쉬었던 사람이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없는 걸까. 우선 과거에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했던 사람이라도, 그 전과 같은 강도로 운동하려고 해선 안 된다. 떨어진 체력과 수축된 근육으로는 갑자기 예전의 운동량으로 돌아가기 어렵고, 무리하게 운동하다간 부상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이규훈 교수는 "과거에 즐기면서 운동을 했던 사람이라면, 같은 종류의 운동을 강도를 낮춰 조금씩 시작하는 게 좋다"며 "과거에도 좋아하지 않았던 운동이라면 다른 종류의 운동을 찾아야 재미를 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겠다며 과감하게 몇 개월 치의 운동시설 회원권을 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좋아하지 않는 운동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운동에 대한 거부감만 키울 뿐이다. 이규훈 교수는 "운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내가 재밌다고 느끼는 운동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남들이 하는 운동을 무작정 따라하기보다, 여러 종류의 운동에 도전해보면서 재미를 느끼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운동을 시작할 기력도 없다면 생활 속 움직임부터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작은 활동도 꾸준히 하다 보면 효과가 나타나고, 본격적인 운동으로 이어지는 데도 도움을 준다. ▲TV를 볼 때 제자리걸음·실내자전거·스트레칭하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가기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기 ▲만보기나 운동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매일 걷는 걸음 수 체크하고 조금씩 늘리기 등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