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사망 이유라는 '이 질환'… 국민 3%도 앓고 있어
납중독으로 사망한 줄만 알았던 베토벤이 진짜 사인은 'B형 간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형 간염은 국내 간암 환자 60~70% 주요 원인일 정도로 방치하면 치명적인 질환인데, 아직 우리나라 국민 약 2.5~3%가 B형 간염을 앓고 있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베토벤 사인, '간' 때문이야
베토벤이 사망한 날, 곁에 있던 페르디난드 힐러는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잘라 보관했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진회인류학연구소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공동연구팀이 이 머리카락을 분석해 사인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베토벤은 B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와 간 질환에 취약한 PNPLA3 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확인한 변이 유전자로 유추했을 때 B형 간염 감염과 유전적 간 질환, 지속적인 음주로 인한 간경화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1999년 처음 베토벤 머리카락 DNA 분석 결과라며 보고된 바 있다. 당시 정상인 100배에 이르는 납 검출이 확인돼, 베토벤 사인은 납중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팀은 "당시 분석된 머리카락 다발을 다시 확인해본 결과 유대인 여성의 것으로 확인됐다며, 베토벤 머리카락이 아니었다"고 했다.
◇국민, 100명 중 3명 앓고 있어…
B형 간염은 아직 정복되지 않았다. 백신이 상용화되기 전보단 유병률이 줄긴 했지만, 아직 국내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률은 2.5~3%대로 유지되고 있다.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8~10%였다. B형간염은 전격성 간부전, 간경화, 간암 등 중증질환으로 진행되는 핵심 경로이므로 반드시 이른 발견과 관리가 필요하다.
B형간염은 급성간염과 만성간염으로 나뉘는데, 급성 B형간염은 6개월 내에 회복되지만 만성 B형간염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 만성 B형간염은 대부분 명확한 증상이 없이 조용히 진행돼 증상만으로는 진단할 수 없다. 혈액검사로 B형간염 표면 항원 양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보유자라면 정기 검진을 하며 경과를 관찰하다가, 간 수치가 상승하거나 활동성 B형간염이 확인됐을 때 조기에 적극적으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아직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증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치료제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과거 치료 경험이 없는 만성 B형간염 환자는 ▲엔테카비어 ▲테노포비어 ▲베시포비어 등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해 치료를 시작한다.
한편, B형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염되므로 다른 사람과 손톱깎이, 면도기 등은 함께 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이 외에도 감염된 사람과의 성적 접촉, 주사기 바늘 공동 사용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