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지원 놓친다”…WA 학자금 신청률 부진에 주지사 ‘직접 점검’
미국에서 가장 관대한 대학 학자금 지원 제도를 운영하는 주 가운데 하나인 워싱턴주가, 정작 이를 신청하는 학생 비율에서는 전국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에 밥 퍼거슨 워싱턴 주지사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섰다.
퍼거슨 주지사는 이달 초 연방 대학 학자금 지원 신청서(FAFSA·Free Application for Federal Student Aid) 접수를 앞두고 관련 신청률을 높이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명령에 따라 워싱턴주 고등교육위원회(WSAC)는 2026-27학년도부터 FAFSA 신청률 목표치를 설정하고, 학교별 신청 현황을 포함한 관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관리·공개하게 된다.
또한 학생·교사·행정가 등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신설해, 학자금 신청 활성화 방안과 대학 진학 문화 조성 방안을 권고하도록 했다. 퍼거슨 주지사가 올해 1월 취임한 이후 교육 분야에서 내린 첫 행정명령이다.
퍼거슨 주지사는 행정명령과 별개로 직접 고등학교를 방문해 FAFSA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렌턴 고교에서 명령에 서명한 뒤 주 전역의 학교를 순회하며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신청의 필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퍼거슨 주지사는 “주요 연설에서도 FAFSA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할 것”이라며 “가정과 학교에서 이 주제가 활발히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학자금 신청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먼저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첫 보고서는 1년 내 제출될 예정이다.
전국 대학 진학 네트워크(NCAN)에 따르면, 워싱턴주의 2025년 졸업 예정 고교생 가운데 FAFSA를 제출한 비율은 약 53%로, 전국 평균(약 60%)보다 낮다. 이 차이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수천 명의 학생들이 학자금 지원 기회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저조한 신청률은 장기적으로 주 경제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주정부는 오는 2032년까지 숙련 인력 약 60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4분의 3 이상은 고등교육 이상의 학위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현재 고교 졸업생 중 약 40%만이 해당 시점까지 학위를 취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과 가정이 꼽는 가장 큰 장애물은 여전히 ‘비용 부담’이다. 워싱턴 칼리지 그랜트 제도는 중위소득의 60%(3인 가족 기준 약 6만6천 달러) 이하 가정에 대해 주립대 전액 등록금과 수수료를 지원한다. 또한 사회보장번호가 없는 학생과 가정을 위해 주정부는 별도의 주정부 보조금 신청서(WASFA)도 운영 중이다.
WSAC의 마이클 메오티 전무는 “이번 조치는 단순한 행정명령이 아니라, 대학 진학 문화를 어떻게 바꿔 나갈지에 대한 인식 전환”이라며 “8~10학년 시절부터 학생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